특히 우승도 우승이지만 올 시즌에는 지난 시즌보다 2개 팀 줄어든 12개 팀이 생존경쟁을 해야하는 만큼 전력이 약한 시민구단들은 이번 동계 훈련을 얼마나 뜨겁게 보내느냐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올 시즌 클래식(1부리그)에서는 최대 두 팀이 챌린지(2부리그)로 강등될 수 있어 매 경기가 그야말로 살얼음판이다.
우승권을 바라보고 있는 '빅클럽'으로서 동계 훈련은 중요하다. 리그는 물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와 FA컵까지 어느 하나 쉽게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15일 현재 각 구단에 따르면 올해 K리그 우승팀인 포항 스틸러스, 명가 재건을 꿈꾸는 수원 삼성, 올해 가까스로 클래식에 생존한 경남FC, 챌린지(2부 리그)로 떨어진 강원FC가 나란히 터키 안탈리아에 훈련 캠프를 잡았다.
특히 포항이 지난 시즌 이곳에서 훈련을 하고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올해부터 '대세 전훈지'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포항은 15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로 출국해 1차 훈련을 한 뒤 22일 안탈리아로 넘어가 내달 초까지 담금질을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시즌 무관에 그쳤던 수원은 8일부터 25일까지 한반도 최남단 남해에 1차 캠프를 마련한 뒤 29일부터 2월 23일까지 안탈리아 내부가 아닌, 인근 도시 벨렉으로 향한다.
최근 몇년새 안탈리아는 K리그 팀들의 인기 전훈지로 각광받고 있다. 무엇보다 타 지역과 비교해도 체류 비용이 크게 소요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크다. 선수단 전체 항공료와 숙박비를 포함해도 2억~3억 원선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실전 위주의 훈련을 하기에는 안탈리아가 좋다. 인근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 등에서 강팀들이 훈련하러 오기 때문에 좋은 훈련 파트너를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남해에 1차 전지훈련 캠프를 차린 수원/사진=수원삼성 |
하지만 대다수 구단은 일본과 동남아 등 가까운 아시아권으로 퍼져 전지훈련을 일정을 잡았다.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는 남태평양의 미국령 괌에 첫 짐을 풀었다. 서울과 인천은 괌에서 체력을 다진 후 2차로 전훈지 일본으로 향한다.
동남아 훈련지는 무엇보다 따뜻한 기후 덕분에 부상 위험이 적다는 게 장점이다. 일본 남부지방은 한국과 수준이 엇비슷해 연습 상대로 제격인 J리그 구단들을 '스파링 파트너'로 만날 수 있다.
서울은 오는 27일까지 괌에서 체력과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2월 3일 일본 가고시마 캠프로 떠나 J리그 및 J2리그 구단 및 현지 실업팀 등과 꾸준한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인천은 2월 7일까지 괌에서 캠프를 열고 2월 11일부터 21일까지 일본 기타큐슈에서 마무리 담금질을 갖는다.
제주 유나이티드와 전남 드래곤즈는 각각 일본 오키나와(16일∼2월 6일)와 태국 방콕(20일∼2월 9일)에서 훈련에 매진한다.
전북현대는 4년 연속 브라질에서 전지훈련을 갖기로 했다. 지난 8일 출국한 전북은 상파울루 인근 오스카인 캠프에서 현지 클럽과 여러 차례 연습경기를 가진 뒤 내달 10일 귀국한다.
이에 비해 울산 현대는 기업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해외 전훈 없이 국내에서만 동계훈련을 치르기로 했다. 울산은 조민국 감독으로 사령탑이 교체되는 바람에 시간이 촉박해져 이같이 잠정 결정했다.